[Reading]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 제1장. 차별은 공기처럼 존재한다
📖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제1장을 읽고 – 우리가 차별을 인식하지 못하는 이유
요즘 읽고 있는 책이 있습니다. 함께 연구하는 교수님께서 추천해주신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라는 책인데요, 제목부터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4월 한 달 동안 이 책을 1장씩 정리해보기로 했고, 오늘은 그 첫 번째 시간입니다.
🌫️ 차별은 공기처럼 존재한다
제1장의 제목은 “차별은 공기처럼 존재한다”입니다. 이 말이 참 인상 깊었어요. 공기는 우리가 항상 마시고 있지만 그 존재를 자각하진 않죠. 차별도 그렇다고 합니다. 늘 곁에 있지만 쉽게 인식되지 않는 것.
저자는 이 장에서 장애인의 이동권, 트랜스젠더의 차별 경험, 미국 내 흑인의 의료 차별 사례 등을 통해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절실한 권리일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줍니다.
특히, 연구 참여자에게 감사의 표시로 보낸 편의점 기프티콘조차 예상치 못한 ‘차별의 흔적’을 드러냈다는 부분에서, 무의식 속에 스며든 편견이 얼마나 깊은지를 실감하게 됩니다.
💉 “절대로 차별하지 않는다”는 착각
이 장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은 “절대로 차별하지 않는다는 착각”입니다.
Knox Todd라는 연구자가 1993년에 발표한 논문이 인용되는데요, 미국 LA의 한 병원 응급실에서 2년간 골절 환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진통제를 처방받지 못한 비율은 백인 환자 25%에 비해 히스패닉 환자는 54.8%나 되었다고 합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흑인이 백인보다 진통제 처방을 받지 못할 확률이 66%나 높다는 결과도 나왔습니다.
이처럼 의료라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이어야 할 영역에서도 인종은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어떤 기준을 갖고 사람을 대하는가에 대한 중요한 단서입니다.
🌏 한국 사회의 다문화 현실과 의료 불평등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만큼 인종 다양성이 크진 않지만, 최근 들어 중국,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남아시아 등지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이 증가하면서 점점 다문화 사회로 변화해 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주 노동자에 대한 의료 불평등 문제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데요, 국내에서는 약품 처방 자체보다 언어, 문화적 장벽, 정보 부족, 이용 시간 제한, 사회적 지원 부족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2018년 경기지역 연구에 따르면, 이주 노동자의 약 77.2%가 한국 사회에서 차별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고 하니, 우리가 체감하지 못한 차별이 분명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 마무리하며: 나도 모르게 차별하고 있지는 않을까?
이 장을 읽으며 ‘나는 차별하지 않아’라고 단언할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되었습니다. 피부색, 언어, 생활 습관이 다르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무심코 다르게 대했던 기억은 없었을까요?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는 우리가 ‘몰랐던’ 혹은 ‘모른 척 했던’ 차별을 돌아보게 만듭니다. 이제는 조금 더 민감하게, 조금 더 조심스럽게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자세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