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 과학의 과학 2부 : 협업의 과학
「과학의 과학 제2부: 협업의 과학」을 읽고
과학자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죠. 혼자 연구실에서 고뇌하는 천재, 새벽까지 수식과 씨름하는 외로운 연구자. 하지만 이 고전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오늘날 과학의 대부분은 ‘협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과학의 과학 제2부』에서는 이 협업이 어떻게 과학의 본질을 바꾸고 있는지를 다양한 데이터와 사례로 설명합니다.

📈 팀 과학의 부상: 과학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1950년대만 해도 과학 논문의 절반가량은 단독 저자가 작성했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이 비율은 급격히 변화했습니다. 현재 과학 및 공학 분야의 논문 중 무려 80% 이상이 팀 단위로 작성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변화가 단순히 실험 장비의 대형화나 데이터 양 증가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수학이나 사회과학처럼, 비교적 개인 연구가 중심인 분야에서도 같은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중요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협업은 이제 과학의 성격 자체를 바꾸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팀이 작성한 논문이 단독 논문보다 평균적으로 6.3배 더 인용된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단순한 양적 증가가 아니라, 질적인 영향력에서도 팀 과학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 왜 팀은 더 뛰어난 성과를 내는가?
그렇다면 왜 팀이 더 우수한 결과를 낼까요? 저자는 그 이유를 ‘새로운 조합의 가능성’에서 찾습니다. 팀은 각기 다른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기존에 없던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실제 연구에 따르면, 팀은 단독 저자보다 약 37.7% 더 자주 혁신적인 아이디어 조합을 시도합니다.
오늘날 과학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는 대부분 복잡하고 다차원적입니다. 기후 변화, 뇌과학, 인공지능, 팬데믹 대응 같은 분야에서는 한 사람의 지식과 능력만으로는 해답을 찾기 어렵습니다. 이처럼 다학제적인 접근이 요구되는 시대에, 팀은 혁신의 엔진 역할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 보이지 않는 대학: 위대한 동료는 또 다른 위대한 동료를 낳는다
협업의 또 다른 중요한 측면은 ‘누구와 함께하느냐’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뛰어난 과학자 한 명이 교수로 임용되었을 때, 해당 학과 전체의 연구 성과가 54% 증가한다고 합니다.
이는 단순히 한 사람의 천재성이 아니라, 그 사람의 존재가 주변 동료들에게 긍정적인 자극과 학습 효과를 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훌륭한 과학자는 그 자체로 ‘보이지 않는 대학’이 됩니다.
🌐 공저자 네트워크: 적당한 크기의 연결이 최선
과학자들 간의 협업 패턴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최근에는 방대한 디지털 논문 데이터를 활용한 공저자 네트워크 분석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물리학, 생물학, 컴퓨터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 네트워크 분석은 협업의 질적 특성을 밝혀내는 데 중요한 도구가 되었습니다.
연구 결과는 명확합니다. 네트워크가 너무 크지도, 너무 작지도 않을 때 창의성과 생산성이 가장 높아집니다. 지나치게 밀접한 네트워크는 외부 아이디어가 들어오기 어렵고, 너무 분산된 네트워크는 구성원 간의 연결이 약해져 협업의 효율이 떨어집니다.

🏀 올스타 팀의 역설: 최고의 팀은 ‘가장 조화로운 팀’
우리는 종종 최고의 인재들로만 팀을 구성하면 최고의 성과가 나올 거라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야구처럼 독립적인 플레이가 가능한 스포츠에서는 슈퍼스타들의 조합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지만, 농구나 축구처럼 협업이 중요한 스포츠에서는 오히려 부작용이 생깁니다.
과학 연구도 마찬가지입니다. 과학적 협업은 팀워크, 조화, 상호 존중이 필수입니다. 지나치게 재능 있는 사람들만 모이면 서로의 의견이 충돌하고, 시너지가 아닌 긴장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결국, 올스타 팀이 아니라 균형 잡힌 팀이 최고의 성과를 낸다는 사실은 모든 협업의 교훈입니다.
🌍 다양성이 곧 영향력이다
팀 구성에서 가장 눈에 띄는 요인은 다양성(diversity)입니다. 특히 인종, 국가, 기관의 다양성은 연구 결과물의 질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인종적 다양성이 높은 팀일수록 논문이 더 많이 인용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중요한 점은, 이것이 단순한 통계적 결과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할 때, 그만큼 다양한 시각과 문제 해결 방식이 등장하고, 이는 자연스럽게 더 풍부하고 영향력 있는 연구 성과로 이어집니다.
💡 “다양성과 열린 마음은 팀이 생산하는 과학의 질을 높인다.”
마무리하며: 협업은 과학의 미래다
과학의 진보는 이제 개인의 고립된 천재성만으로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복잡한 문제,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수많은 데이터를 다루는 시대에는 다학제적이고, 조화롭고, 다양한 협업 팀이 필수입니다.
『과학의 과학 제2부』는 우리에게 과학이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좋은 협업이 곧 더 나은 과학을 만든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줍니다.